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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표님 인사 상세내용
제목 12월 대표님 인사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16-12-02 조회수 4485
인정도 품앗이라.
 
허세로웠던 잎들이 단풍이 되어 떠난 자리에 한 무리의 참새가 내려앉으면 가을이라 부르기도 겨울이라 부르기도 어색한 즈음이 됩니다. 푸석푸석하게 털들을 세우고 평소 관심 두지 않고 살았던 녀석들이 왜 가까이 다가오는지, 누군들 따뜻한 품이 그리워지지 않을까싶습니다. 많지 않은 옷가지를 놓고 오늘 한낮은 따뜻할지 쌀쌀할지 망설이듯 창밖에 서리 내린 하얀 아침을 바라봅니다.
 
김장들하시느라 바쁘시겠군요.
누구네는 이렇고 어느집은 저렇더라는 등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배추 버무리면서 오가고 삼겹살수육에 속대쌈으로 훈훈해지는 풍경이 그려집니다.
인정도 품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품이라는 말이 노동을 뜻하기도 하지만 가장 깊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품을 판다는 말은 고단한 삶을 의미하지만 품앗이는 함께 살아가는 도리로써 당연히 주고받는 정으로 여겼습니다.
서로 살아가는 일에 관심 갖는 일조차 인색해지는 현대생활에서 품앗이 할 인정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는 말과 상통하는 것이겠지요.
생각해보니 진지 잡수셨습니까?’하는 인사말이 품앗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려운 사정을 헤아려 준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야 없겠지만 얼마나 큰 위안일까 생각해보면 품앗이로라도 서로 위로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구나 싶습니다.
 
이제 우리의 상황들이 누군가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일들뿐입니다.
궁금해서가 아니라 동병상련의 품앗이로써 묻고 기대어줍시다.
무엇인가에 마음자리를 내어주고 마음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우리 조상들의 입말 하나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밥 굶는 일 없다 여기면서 사라진 인사말이지만 인정품앗이마져 같이 사라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만나서 차 한 잔 함께 마셔주는 것도 동면에 들지 못하고 겨우내 시릴 삶들을 위한 품앗이가 아닐까 합니다.
언제든 품앗이 할 준비를 하고 기다리십시오.
 
간섭과 관심의 경계는 품이 지닌 온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치미 시원하게 맛 들어갈 무렵 동지가 들어오겠지요.
올해는 팥죽 쑤어도 괜찮은 노동지인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2016. 12.
잉 화 달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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