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대표님 인사말 상세보기
제목 | 2017년 1월, 대표님 인사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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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사무국 | 작성일 | 2017-01-24 | 조회수 | 4992 |
설 그리고 설렘
창밖으로 버즘나무 네그루가 내다보입니다. 오늘처럼 눈이 내리는 날 풍경은 마음에 담을 그럴듯한 말을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 오랫동안 바라보게 되고 해마다 같은 풍경을 마주하면서 같은 감상에 빠지곤 합니다. 버즘나무 위에 까치집은 설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까치부부가 이즈음 집짓기로 한참 설레기 때문입니다. 수놈은 물어 나르고 암놈은 요리조리 엮어서 집을 지어 갑니다.
설날을 앞두고 설레 본적 없으신가요. 너무 오래된 감정이겠지요. 어른이니까요.
어린 시절 설빔과 세뱃돈에 들떠서 손꼽아 기다리던 추억이 있습니다. ‘까치까치 설날은∼’ 하는 옛날동요를 신나게 불러봤다면 대충 그 세대일 것입니다. 낯 설은 풍경에 민감한 것은 비단 사람만이 아닙니다. 부산하게 움직이고 손님들이 찾아드는 설날 풍경에 까치가 먼저 등장하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경계심이 많은 동물이라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빨리 감지합니다.
옛날 어른들도 귀찮은 생각이 없진 않았겠지요, 아이들 몫 다 인정하고, 사는 재미가 그런 것이라 말씀하시며 명절 준비하셨습니다. 어른들의 몫은 아이들 설레는 마음을 내 어린 마음으로 그리고 사람 사는 재미로 알았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수다스러운 듯 소박한 동심을 아이는 잃어버리고 그 집 까치는 잊지 않고 사는 세상입니다. 아이들 노래가 먼저 사라졌는지 명절 풍경이 먼저 사라졌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설」이라는 명절의 어원을 두고 이런저런 주장들이 있습니다. 처음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고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굳이 어원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은 없으니 따져본들 부질없을 뿐입니다. 눈에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고 우리네 생각들이 달라지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나이 한 살을 더 먹은만큼 잊지말아야 할 것은 늘어만 가는데 반대로 지워가고 있으니,
기억을 더듬어가면서라도 공감의 시간과 공유의 장치들이 있어야 한 식구 아닐까.
사람 사는 재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설레다는 말은 사전적으로 누군가 기다림으로 두근거리고,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부산스러운 풍경을 의미합니다. 집안청소, 음식장만, 손님맞이 등등으로 설레는 것이 귀찮아서 두근거리며 기다리는 마음까지 저버린 설날이 다가 옵니다.
설, 설레임으로, 동심으로, 사는 재미로 다시 생각하기
2017. 1. 잉화달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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