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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春: 봄이 동하다 상세내용
제목 立春: 봄이 동하다
작성자 김기태 작성일 2015-02-04 조회수 3773
立春: 봄이 동하다
 
벌써 입춘이야!
예전처럼 겨울이 길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계절이 바뀌는 것에 생활이 그다지 달라지지도 않지만 바깥바람 냄새가 잡자기 궁금해집니다.
봄이 동하는 날, 봄을 더욱 동하게 하는 게 무엇일까?
겨우내 푸릇푸릇 눈 비 바람 다 이겨낸 봄동겉절이가 생각납니다.
한겨울 내내 밖에서만 놀던 아이들 손등처럼 거칠고 억세지만
살아있다는 느낌!
 
올해는 철이 좀 이르다 해야 할까요?
해마다 철이 늦기도 하고 이르기도 하다는 것을 알듯 말듯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주기를 양력이라 하고,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를 음력이라 합니다. 양력이 365일인데 반해 음력은 354일로 일년의 길이가 차이가 납니다. 이 차이를 메워주기 위한 장치가 윤달입니다. 올해는 음력을 기준으로 보면 한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있는 해로 쌍춘년(雙春年)입니다. 입춘추위는 꿔다해도 한다는데 올해는 춥지 않았으면 합니다. 음력에 대한 개념이 있으신 연세가 아니면 얼핏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할 일입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이 일상생활에 주는 영향이 적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눈여겨 볼 틈이 없는 도시적 삶에서 24절기는 어쩌면 길앞잡이 같은 존재입니다. ‘길앞잡이라는 곤충은 사람이 걸어가는 길 앞에 나타나서 가까이 가면 훌쩍 날아올라 저만치 앞에 앉고 다시 다가가면 또 날아올라 저만치 앞서는 행동을 반복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찾아 올 새봄에 기대하는 바가 어느 해인들 크지 않은 해가 있겠습니까만, 을미년 새봄에는 아무튼 입춘대길 건양다경,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낮이 되면 들판을 한 바퀴 둘러봐야겠습니다.
아니면 재래시장에서라도 봄이 동하는 것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젓가락 하나 더 놓고 불러주시면 기꺼이...
 
2015.2. 잉화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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